Dazed Earth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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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라는 홈 드라마가 있었으니 망정, 모르는 이들이 홀딱 벗고 같은 탕에 들거나 열 맞춰 앉아 가랑이를 좍좍 벌려가며 개인위생을 도모하는 일이 얼마나 기이한 일인지 생각한다.


칸민은 목욕탕집 막내아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주 지겹도록 마주한 낯선 알몸과 목욕탕이라는 음습한 공간은 여전히 그에게 어떤 기준이자 의식으로 배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가 찍은 목욕탕 사진의 인물 대부분이 헐벗기는커녕 옷을 입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목욕탕집 아들이 목욕탕의 최대 금기를 깨는 일. 패션 디자이너이기도 한 칸민이 목욕탕을 주제로 지은 옷이다.


작가 재닛 카든은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찍은 남성 누드 사진을 두고 카메라 대신 끌을 쥐고 조각한 듯 응축된 힘이 있다고 적었다. 메이플소프는 흑인의 신체적 형태와 근육, 피부색, 질감을 이용해 극도로 정제된 조각상처럼 표현했다.


사진가인 동시에 복합문화공간 아우프글렛의 대표, 의 발행인이자 이태원에 ‘퍼블릭 서울’이라는 이름의 클럽을 오픈하는 몬킴의 시선은 동양 남자의 몸을 포착한다. 스튜디오용 플래시를 터트려 육체 혹은 건축과 사물을 날카롭고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물에 젖은 구릿빛 근육이 빛을 반사해 센슈얼한 무드를 극대화한다.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대상은 노골적으로섹슈얼하지만 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몬킴이 그 남자의 근육 덩어리를 바라보는 시선이란 유난스럽기는커녕 단지 일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하얀 시트가 깔린 도시의 외딴 방이나 자연에 숨어들듯 스며든 젊은 남자의 몸, 보드라운 자연광과 센슈얼한 플래시를 적절히 혼용한 우모리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년과 청춘’이라는 막연한 클리셰와 맞닥뜨린다.


순진무구한데 치명적인 소년의 눈과 몸과 살결 그 전부를 거절하고 싶지만, 속절없이 항복하는 기분이 된다. 우모리는 자신의 사진은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아주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자화상. 그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저 건너에 벗고 서 있는 소년 A가 되어보기도, 혹은 소년 B가 되어보기도 하는 일이 아닐까.


모리는 일본어로 숲이다. 모르긴 몰라도 숲이란 누구든 호기롭게 자유로워지기에 좋은 곳이다. 숲속에서 벌인 일은 영영 그 숲만이 간직할 수 있기에.

Text Choi Jiwoong 
Art Koo Hy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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