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숨길 수 없는 두 가지는 재채기와 짝사랑이라고 한다. 
두근거리게도 인간의 가장 솔직한 이 두 행위는 심장의 리듬과 관련이 있다.
내게 사랑은 마치 심장을 내어주는 것과 같다. 내 몸뚱이로 감히 제어할 수 없는 영역.
사랑을 하면 내 심장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사랑에 의해 움직이고 숨을 헐떡이기 시작한다. 
움켜쥐면 터져버리는, 놓으면 썩어버리는···.

i.Schrödinger’s Cat

‘관측하는 순간 정해지는 것들이 있다.’ Y는 가끔 내게 물리학을 가르쳐주었다. 함께 조깅을 하던 어느 여름날 밤, ‘Schrödinger’s Cat(슈뢰딩거의 고양이)’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Y는 내게 신나게 양자역학 실험에 대해 설명했다. 독극물과 함께 상자 속에 가둬진 고양이는 절반의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으며, 상자를 열어 고양이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이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는 순간 고양이는 살아 있거나 죽어 있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 즉, 두 가지 상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대상은 관측하는 순간 온전한 하나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Y가 양자역학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나는 그의 반짝거리는 눈망울과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입술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생각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Y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경험을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혹시 이 이야기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했을까? 열심히 설명을 끝낸 Y에게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물었다. Y는 황당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나는 사랑을 자주 테스트했다. 사랑하는 상태인지 아닌지 심장을 내어주는 방법 대신 미천한 언어로 관측하는 방법을 택했다. 관측하는 순간 사랑은 증발했고, 의미 없는 언어들만 껍질을 벗은 채 초라하게 남게 되었다. 수없이 실패한 실험 끝에 나의 사랑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랑은 ‘사랑한다’는 한 가지 상태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인 ‘사랑하지 않는다’ 등의 무한한 가능성도 언제든지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을 이제 제법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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