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에르메스가 2020년 가을을 맞아 여성 유니버스 사상 최초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계절을 뛰어넘는 이 오브제들은 에르메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데 어루만지고 싶은 나데쥬 바니-시뷸스키의 정성스러운 성취물이기도 하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클래식’으로 분류된 것은 새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곤 한다. 재즈 음악은 신시사이저를 받아들였고, 고전 명작은 트렌디한 뮤지컬로 재탄생된다. 그중에서도 패션계 흐름이 가장 빠를 터. 특히 지구에 별안간 창궐한 코로나19는 그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숱한 패션 브랜드는 새 컬렉션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기에 이르렀으며, 그동안 고수해온 전통적 형태를 변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르메스가 2020년 가을을 맞아 총 10개 룩으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들의 존엄한 역사에서 여성 유니버스가 기존 S/S 또는 A/W 시즌 외에 컬렉션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나데쥬 바니-시뷸스키Nadège Vanhee-Cybulski는 어떤 갈망으로 이 같은 새로운 시도를 했느냐는 질문에 “계절에 국한되지 않은 오브제로 역동적 창의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가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가장 가치를 둔 키워드는 ‘아름다움’, ‘유산’ 그리고 ‘영속성’. 나데쥬는 계절을 뛰어넘는 타임리스를 영속성으로 정의했고, 이번 컬렉션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것을 선보이고 싶은 그의 지혜로운 심미안인 셈이다.

나데쥬의 말마따나 ‘새로운 시대new era’다. 전통을 넘어 새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에르메스, 유연하다. 형태가 어떻든 정규 시즌이 아닌 캡슐 컬렉션은 앞으로도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예정이다.

Text Yoon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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