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을 기억하는 방식은 이래저래 다양하겠지.
시대를 풍미한 패션 사진가, 찢어진 천 위에 새겨진 매혹적인 남성 누드 흑백사진, 말라비틀어진 비누의 아름다움, 달항아리 속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 같은 것들에서, ‘나는 구본창을 알고 있지’ 생각하기도 하겠지.
지금 국제갤러리 부산에는 그 구본창의 사진이 잔뜩 걸려 있다. 거기서 전시를 보고, 하얀 대구탕을 먹고, 해운대 백사장이 내려다보이는 파라다이스 호텔 로비에 마주 앉는 상상을 하긴 했다.
하지만 그러자고 청하지 않았다.
웬일인지 두부 장수 딸랑거리는 것도 보기 싫어 창문에까지 종이를 발라서 가리고 살았다는 젊은 구본창을 만나고 싶어서, 그때의 그와 사진이 어쩌자고 사무치게 궁금해서.
그래서 먼지 가득한 화요일 오후, 분당에 있는 그의 작업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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