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Fashion & Text Woo Min Lee
Photography Tae Hwan Kim
Hair Mi Yeon Jo
Makeup Hye Soo You
Models Misha, Maja Wadrobe Yignil

 

룩북 프로젝트 세 번째 디자이너가 되었다. 브랜드 YIGNIL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이그닐’이라고 읽으면 되나?
맞다. 이그닐(YIGNIL)은 2018년 S/S 시즌에 론칭한 디자이너 브랜드다. 젊은 컨템퍼러리 무드와 지극히 클래식한 방식을 혼합한 다원주의적 디자인을 추구하며, 중성적 접근법과 정제되고 우아한 디자인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S/S 시즌은 어떤 콘셉트로 진행했으며, 특히 어떤 부분을 눈여겨보면 좋을까?
이그닐의 2018년 S/S 데뷔 컬렉션은 ‘A NEW MAN’ 이란 신조어로 ‘신남성+신여성’이란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성을 구분하는 데 남성, 여성의 이분법적 시각이 아닌, 성을 넘어선 표현의 자유를 접목해 경계 없는 실루엣을 나타내고자 했다. 메시지를 담은 미니멀한 프린트와 젠더리스적 실루엣, 클래식한 테일러링이 바탕을 이룬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그리고 이번 시즌 첫 컬렉션을 보면 어떤 간결함이 느껴진다.
단순하고 간결한 여러 복합적 요소를 섞곤 한다. 젊은 컨템퍼러리 아트의 간결하지만 강한 에너지, 고전적인 공예품에서 느껴지는 클래식함을 혼합해 적절한 균형을 만드는 것이 이그닐이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다.

나 또한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디자인을 하다 보면 실험적인 실루엣과 과감한 아트워크를 더하고 싶지는 않나?
송지오 옴므에서 오랜 시간 컬렉션 팀을 이끌면서 많은 디자인을 해왔다. 특히 최고의 패션 도시 파리에서 인정받기 위해 새로움만을 추구하며 늘 실험적이고 아트적인 디자인을 찾았다. 처음엔 그것만이 패션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패션에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돈다는 것을 이해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지속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꼭 지녀야 할 자세지만, 디자인은 그 흐름 속에서 진화하고 성숙하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상호작용’이다. 모든 것은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디자인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예상치 못한 어떤 것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시즌의 무드가 결정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요소가 서로 반응해 하나의 디자인이 완성된다. 요즘은 사진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이 우리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번 시즌의 트렌드는 어글리 프리티(Ugly Pretty)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을 믹스 매치한 뒤 거리로 나선다. 이런 흐름을 생각하면 어떤가?
최근 패션은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여러 아이템을 엉뚱하고 재미있게 믹스 매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흐름 속에도 확실한 트렌드가 있고, 또 미의 기준이 존재한다. 아이템 각각의 매력적인 요소를 지극히 클래식한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낸다면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 송지오와 함께한 7년은 충분한 시간이었나?
송지오 선생님은 나의 디자이너 인생에서 아버지 같은 분이다. 지난 7년은 나 자신을 디자이너라 부를 수 있게 해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송지오 선생님과 7년간 열세 번의 컬렉션을 함께하면서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 감각 등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다.

송지오 옴므를 떠나면서 무슨 말을 들었나?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내게 하신 말은 “넌 잘할 거야”였다. 사실 지난 7년간 선생님이 내게 수없이 해준 말이다. 그 말이 지금의 노력하는 나를, 그리고 자신감 있는 나를 만들었다고 믿는다.

누군가의 그늘이 아닌 홀로서기에 7년이란 시간은 두려움을 가질 만하다.
두려움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평생 꿈꿔온 내 꿈이 실현되었다는 가슴 벅찬 설렘이 그 두려움을 이겨냈다. 7년은 굉장히 긴 시간이다.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고 최선을 다했다. 삶의 초점을 패션이란 주제에 맞춰 살아왔다. 홀로 서는 앞으로의 7년 또한 설레고 기대된다. 기회를 기다리며 그 기회를 알고 빛을 내는 사람, 브랜드가 되고 싶다.

다음 시즌을 감히 예상해보고 싶다.
많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정돈되지 않은 채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다. 아직 준비 중이지만, 확실한 건 이번 시즌에 보여주지 못한 비장의 무기가 기다리고 있다. 좀 더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예정이고, 그 속에 트렌드를 녹여낼 예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패션 위크에서 만나보고 싶다. 브랜드 퀄리티를 보면 가능할 것 같은데, 계획이 있나?
내가 디자이너로서 삶을 시작하게 만든 것이 바로 패션 위크(컬렉션)다. 7년이란 기간 동안 매 시즌 국내외 패션 위크에 참여하면서 마음 한편에는 늘 나의 브랜드 컬렉션을 상상해왔다. 패션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패션 위크는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첫사랑 같은 존재다. 그 두근거림조차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준비가 된다면 패션 위크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빠른 시일이 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