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Ji Woong Choi
Fashion Eun Young Yoo
Photography Yu Lee
Hair CheChe( Joy187 스타점)
Makeup Young Hwa( Joy187 스타점)

종훈이 입은 숄 라펠 블레이저는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오픈칼라 셔츠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느슨한 실루엣의 바지는 로리엣(Roliat).
상훈이 입은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YMC, 슬릿 장식이 독특한 재킷은 노앙(Nohant), 롤업한 셀비지 진은 피스워커(Piece Worker).
어제 잠들기 전에 무슨 생각했어요?
종훈 걱정요. 오늘 잘할 수 있을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니까요.
이제 끝났네요.
상훈 사진 찍는 거 좋아해요. 결국 추억이니까요. 종훈이와 제가 일종의 오브제가 되는 거잖아요. 좀 설레더라고요.
나답게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잠들었어요.
‘나답게’라는 말이 좋네요.
종훈(상훈에게) 너는 너다웠어? 나는 나답진 않았던 거 같은데요. 새로운 시도죠. 그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럼 ‘훈스답게’는 뭘까요?
상훈 자연스러운 거요. 둥그런 모양요. 우리 음악도 그렇거든요. 막 실험적이고 새롭기보다 듣기 편한 게 좋아요.
근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요.(웃음)
인터뷰도 처음이죠?
종훈 지금 하고 있는 거죠?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되지 않나요? 거창하게 꾸며서 말하는 건 못할 거 같고요. 생각나는 대로 말할게요.
상훈 그냥 대화하는 거 같은데요.
‘훈스’라는 이름은 어때요?
종훈 우린 대학에 입학해 처음 만났는데, 마음이 잘 맞았어요. 함께 팀을 이루기로 했죠. 첫 일정으로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려는데, 팀 이름이 없는 거예요. 고민하다가요. 그날 다른 친구가 ‘종훈쓰’라고 부른 게 생각났어요. ‘상훈쓰, 종훈쓰’. 그냥 훈스가 된 거죠.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이에요?
종훈 네, 결승에서 떨어졌습니다.
왜 하필 유재하죠?
상훈 종훈이나 저나 유재하 음악을 너무 좋아해요. 원래부터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 뮤지션도 좋아했고
요. 팀을 결성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검증받고 싶었는데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면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2015년이에요.
유재하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종훈 유재하를 비롯한 유희열, 김동률, 이적 같은 발라드 음악을 좋아해요.
근데 두 사람은 다른 결을 가진 것 같아요.
상훈 그 말, 마음에 드네요. 결이 다르다는 말. 제가 질러놓으면 종훈이가 수습해요. 저는 추진력은 좋은데 신중
하지 못한 편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웃음) 본능에 충실하달까요.
종훈 저는 그걸 보고 걱정하기 시작해요. 서로 달라서 잘맞아요.
상훈은 술 좋아하죠?
상훈 그렇게 생겼어요? 네, 엄청요. 종훈이도 저처럼 술 좋아해요.
종훈 좋아하는 음식이나 분위기,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시간의 정도, 음악 취향,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금방 기 빨려서 지치는 건 또 닮았어요.(웃음)
소위 ‘홍대 앞’에서 시작한 밴드는 아니잖아요. 오히려 거대한 시스템 안에 있죠.
상훈 기본적으로 우리가 하는 음악을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이면 좋겠어요. 저희는 소위 말하는 서브컬처적 음악을 하는 팀이아니에요. 오히려 가장 대중적이죠. 한강에서 찍은 ‘굿나잇’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가 있거든요. 그걸 보고 대기업 레이블에서 연락이 왔어요. 함께 해보자고요.
종훈 상황이 절묘했어요. 운이 좋았죠, 뭐.
자본의 힘을 느끼고 있어요?
상훈 지금요? 많이요?(웃음) 저희는 음악만 만들던 애들이잖아요. 회사에서 음악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죠. 아주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장점은 다양한 통로로 훈스를 알릴 기회가 많고, 그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거고요. 단점은….
간섭?(웃음)
상훈 네? 일종의?(웃음) 좋은 거죠. 사실, 어렵긴 해요. 어디까지가 주관이고 어디서부터 고집인지에 관한 고민이죠.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수용해야 하는데요. 그건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 취향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완전히 다른 관점이에요.
시스템은 계속 뭔가를 요구할 거예요.
종훈 네, 그러니까요. 완급 조절의 문제인 거 같아요.
상훈 고집이라는 거요. 되게 달콤한 유혹 같아요. 다른사람의 의견을 진심으로 수용하고 싶다가도, 우리가 옳다는 걸 증명하고 싶기도 하고요. 배우는 중이에요.
종훈도 고집이 세요?
종훈 보기보다 엄청 세요. 하고 싶은 건 밀어붙이는 성격이에요. 저희가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은요, 이렇게 말하면 놀리실지 몰라도 나이 든 냄새가 나는 음악이거든요. 성숙하게요. 아직 그렇게 하기엔 어리죠.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려 해요.
일상, 보통, 이런 단어가 떠오르네요.
상훈 우리는 보편적 감수성을 표현하고 싶은 거예요. 요즘 욕심 나는 게 뭐냐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이나 마음을 글로 잘 옮기고 싶어요. 내 심정 그대로를 문장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게 가능해요? 어떻게 노력하나요?
종훈 저도 상훈이랑 비슷해요. 저는 요즘 단어를 모으고 있어요. 단어집을 만들었죠. 피아노 앞에 앉아 그걸 펼쳐놓고 작업해요.
가사에 유독 ‘한강’이 자주 등장하던데요.
종훈 저희 둘 다 물을 좋아해요. 강이나 바다. 산은 그냥 멀리서 보는 걸로.(웃음)
상훈 한강, 삼수할 때 자전거 타고 많이 갔죠.
둘 다 삼수했죠?
상훈 실용음악과에 가고 싶었는데, 계속 떨어졌어요.(웃음)
종훈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다녔거든요. 원래 음악에 1도 관심이 없었어요. 제가 있던 곳이 엄청 시골이었는데
요. 외로우니까 이런저런 음악을 자주 들었어요. 위로됐어요. 나도 위로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죠. 음악 하려고 무턱대고 한국에 와서 준비와 도전의 연속, 드디어 상훈이를 만나게 됐어요.(웃음)
서울은 어때요?
상훈 세련되고 번지르르한 도시죠. 서울에 살면 괜히 멋있는 사람이 된 것 같고요. 분위기에 취해서요. 어릴 땐 그게 좋다고 느껴졌는데 지금은 답답해요. 치열하니까요. 넓게 볼 수 없는 도시잖아요. 서울의 야경이 예쁘다고들 하는데, 그조차 저는 잘 모르겠어요.
종훈 서울이 좋게 느껴져요. 캐나다 시골에 살 때와 아주다른데요. 지금 여기서 음악을 직업으로 선택했고, 노력하고 있고, 성장하는 게 보이거든요.
종훈은 신중한 사람인가요?
종훈 쓸데없이 진지한 사람이죠. 걱정이 심하게 많아요.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걱정 1, 2, 3리스트를 만들어 상훈이에게 의논부터 해요.
지금 보니 둘이 닮았네요.
상훈 너랑 나랑 사주가 비슷한가 봐.(웃음)
최근의 걱정 리스트는 뭔가요?
종훈 음악이죠. 잘 풀어야 할 숙제. 근데 이 과정이 재미있어요. 상훈이랑 음악 하면서 저 엄청 성장한 거 같거든요. 저는 방에서 ‘덕후’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도 행복했을 거예요. 근데 상훈이를 만나서 바깥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거죠. 그게 좋아요. 행복해요. 가끔 감사함을 놓치고 사는데 꼬박꼬박 챙겨 먹으려고 노력해요.
첫 인터뷰인데 이래도 되나 싶죠?
종훈 재미있는데요? 저도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상훈 근데 인터뷰라는 게 원래 이런 거 아니에요? 나중에 저희랑 소주 한잔하실래요?


상훈이 입은 레이어드 스트라이프 셔츠는 알쉬미스트(R.Shemiste), 모크넥 민소매 톱은 코스(CoS), 라이트 블루 진은 피스워커(Piece Worker), 가죽 스니커즈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종훈이 입은 멀티 컬러 니트 풀오버는 자라 맨(Zara Man), 크롭트 진은 피스워커(Piece Work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