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 Photography Ji Woong Choi

사랑하는 할머니는 꿈을 꾸는 것처럼 잠들었다. 마지막 인사로 할머니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던 중, 옷장 가장 깊숙한 곳의 굳어버린 보석함에 손이 닿았을 때. 알렉산더 맥퀸은 어른의 유산을 어두운 옷장에 묻어두는 대신, 일상으로 불러들인다. 최상급 그레인 레더로 만든 박스 백에 할머니가 간직하던 꽃과 나무, 새 모양 보석을 그대로 새긴다는 영감은 독특하기보다 차라리 뭉클하다.
한편, 여성의 속옷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사이 굳어진 억압의 방식과 닮았는지 모른다. 알렉산더 맥퀸은 속옷에 많이 쓰이는 차가운 속성의 버클과 스터드를 박스 백에 담아낸다. 이는 여성의 자유와 해방, 그들이 더욱 자유롭고 당당하게 나아가길 바라는 메시지다.
알렉산더 맥퀸 박스 백의 새로운 시대는 각기 다른 세 가지 크기를 제시한다. 16과 19라는 이름 뒤에는 cm라는 단위가 생략됐다. 13.5cm의 작은 박스 백에는 ‘나노’라는 이름을 붙였다. 탈착 가능한 두꺼운 가죽 스트랩 혹은 체인 스트랩은 상황과 용도에 따라 크로스보디, 숄더백 그리고 크러치로 변형할 수 있다. 유리 천장의 한국에서, 새로운 박스 백은 공식 부티크인 롯데 명동 본점 에비뉴엘 지하 1층과 롯데 부산 서면점 에비뉴엘 1층에서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알렉산더 맥퀸이 여성을 존중하는 방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