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Text Ji Woong Choi
Fashion Min Ji Kim
Photography June Hyung Hong
Film FILMBYTEAM
Hair Anna Im
Makeup Bom Lee
벨트 장식 아노락 재킷과 조거 팬츠는 무율(Mooyul), 스니커즈는 반스(Vans), 안에 입은 화이트 티셔츠는 죠지가 입고 온 것
촬영 때 본인 옷을 입고 싶다고 했죠. 왜 그래야 했나요?
그냥 어색해서요. 아무리 멋있는 옷을 입어도 제가 어색하면 싫더라고요. 화보든 무대든 그냥 저 같은 게 좋아요.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 검색하면 나오는 프로필 사진 있잖아요. 처음엔 회사에서 멋있는 걸 올렸는데 너무 어색한 거예요. 그래서 저다운 사진으로 바꿨어요.
자기 스타일에 확신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멋있는 척하는 거 오글거려서요?
좋아하는 스타일은 있죠. 차려입은 느낌보다 그냥 루스한거요. 오글거린다기보다 말씀드린 것처럼 어색한 거예요. 제가 어색하면 보는 사람들도 어색하잖아요.
방금 ‘오글거린다기보다 어색한 거’라고 정정할 때 단호한 느낌이었어요. 단어 선택에 민감한 편인가요?
아무래도요. 특히 가사 쓸 때는 좀 그런 편이죠. 쓰기 싫은 단어가 있긴 해요. 그게 뭐냐고 물으신다면 당장 생각은 안나지만요.(웃음) 저랑 제일 잘 어울리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부모님의 권유로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면서요. 말리는 부모님이 더 많죠.
원래 음악을 취미로 하고 있었어요. 직업을 선택할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 먼저 권유하신 건 맞아요.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요.
죠지 얼굴요, 가족 사랑 듬뿍 받고 자란 느낌이 들어요.
왜요?
몰라요. 그냥 내 마음이에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긴 했어요. 그런데 가족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니고, 제가 선택해 그렇게 산 것 같아요. 저는 또래에 비해 사회생활을 많이 한 편이 아니에요. 그러고 싶지 않아서요. 스무 살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좀 해봤는데 그것도 일종의 사회생활이잖아요. 두세 달 정도 지나면 꼭 불편하고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저는 애초 그걸 참거나 이겨낼 생각을 않고 그냥 도망가버리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의미라면 잘 보신 거 같아요. 이유야 어떻든 힘든 거 모르고 자랐으니까요.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여본 적이 없다는 말로 이해해도 돼요?
네, 없다고 봐야 해요. 물론 제가 힘들다고 느끼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서만요. 밤새워 작업하고 직접 뮤직비
디오를 만드는 걸 누군가는 극한으로 밀어붙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죠. 근데 저는 버티는 거 아니고 재미있어서 하는 거
예요. 누가 내 위에 있는 게 싫어요. 제한적인 상황에 놓이는 거요. 비효율적인 거요.
넓게 보면 결국 사회생활을 하고 있잖아요. 요즘도 버거울 때가 있어요?
저는 욕심이 크지 않아요. 제가 보니까요. 음악가로 유명해지고, 돈 벌고 싶으면 그 무게의 굴레에 빠져들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아니 그렇게 해야 하더라고요. 진짜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그 경계에서 적당한 선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죠지의 뮤직비디오와 SNS를 보고 마냥 밝은 사람일 거라고 추측했어요. 그러니 ‘스위밍 풀’을 듣고 한 방 먹었죠. 여기
오기 전에 수십 번 들었어요.
이 노래 만들 당시 바이브가 안 좋았어요. 이별한 지 얼마안 된 상태였거든요. 제 이미지가 밝다고 해서 밝은 모습만
보이고 싶진 않아요. 그때그때 솔직한 마음을 담아 노래하고 싶어요. 근데 저 되게 일률적이지 않나요?(웃음)
그러니까요. 서울에 사는 건 어때요? 쭉 대구에 살았죠?
네, 대구나 뭐, 경상도 쪽이 마찬가지겠지만 형, 동생 정서가 강하잖아요. 서울은 뭔가 이퀄한 느낌이 있어요. 그게 편
리하죠. 저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안정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인데요, 떨어져 있으려니 외롭긴 해요. 이제 적응했지만요.
서울이라는 도시는 어때요?
서울요? 음, 별다른 생각 안 해봤는데요. 이런 건 재미있는것 같아요. 강남에 사는 사람, 홍대에 사는 사람, 용산에 사
는 사람이 제게는 좀 다르게 보이거든요.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달라 보여요.
죠지는 어디 살아요?
서울에 처음 와서 공덕, 구의에 살다가 지금은 망원동에 살아요. 제일 애정하는 동네는 효창공원 쪽이고요.
그냥 갑자기요 혹시 자기 자신을 잃게 될까 봐 겁나고 그래요?
저 용감한 사람 아니거든요. 겁 많아요. 그건 확실해요. 저를 잃고 싶지 않죠. 따라가고 싶지가 않아요. 저기서 어떤 물결이 다가오잖아요. 유행 같은 거요. 거기 휩쓸리고 싶지 않아요.
이제 어디로 가요?
오늘 새 앨범 뮤직비디오 찍다가 왔거든요. 가서 마저 찍어야 해요.
아노락 후드 점퍼와 네이비 재킷, 팬츠, 회색 양말과 때가 탄 스니커즈는 모두 죠지가 입고 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