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빠, 저런 딸. 히어로는 아니지만 장기용과 박소이.

HERO

Text Kwon Sohee


장기용이 입은 티셔츠와 톱,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박소이가 입은 베스트는 한킴(Hankim), 하프 슬리브 셔츠와 베레모는 복복(Bocbok).


지퍼 디테일 니트와 팬츠는 디올 맨(Dior Men),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구찌(Gucci), 이너 톱과 벨트, 삭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박소이가 입은 오버사이즈 레이스 트림 셔츠는 잉크(EENK), 레이어링한 블랙 레더 플리츠 톱은 와이씨에이치(YCH), 트위드 스커트는 오드원아웃(Oddoneout), 블랙 워커 부츠는 닥터마틴(Dr. Martens), 레그 워머는 에디터의 것. 장기용이 입은 블랙 레더 바이커 재킷은 나밀리아(Namilia),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은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블랙 팬츠는 세비지(Savage), 슈즈는 아미(Ami), 스터드 디테일 벨트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젊은 아빠와 딸. 오늘 같은 화보 작업은 처음이에요. 
기용 화보 촬영을 많이 해봤는데, 오늘 유독 마음이 달랐던 것 같아요. 쉽게 볼 수 있는 콘셉트가 아니니까요.
소이 아빠랑 같이 촬영해서 좋았어요.(웃음) 하얀색 옷이 되게 예뻐 보였어요. 
기용 이런 콘셉트 촬영은 거의 최초이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꼭 한 번 펼쳐 보고 싶은 사진이에요. 

오늘을 기준으로 두 배우가 부녀 관계로 나온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첫 방송 이 당장 내일이에요.
기용
너무 떨려요. 3년 만에 시청자 여러분에게 인사드리는 건데, 되게 떨리고 긴장도 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설레기도 하고요. 

장기용 배우는 극 중에서 딸이 처음 생겼다고요. 해보니 어떻던가요, 아빠. 
기용 생각보다 빨리 아빠 역할을 하게 됐는데, 잘할 수 있을까(웃음) 한번 부딪 혀 보고 싶었어요.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 갇히고 싶지 않았거든요. 정말 내가 한 아이의 아빠라면 어떤 느낌일까, 저조차 궁금하더라고요. ‘복귀주’ 라는 캐릭터도 능숙한 아빠가 아니라 서툰 데다 표현을 한다고 하지만 익숙지 않은 아빠거든요. 이게 딱 그냥 저였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그냥 네가 지금 느 낀 거 있잖아. 아빠 역할 처음이지? 힘들지? 그 느낌대로 해” 하셨고요. 
소이 드라마에서는 엄청 친한 관계는 아니지만 제가 지금 신고 있는 신발도 아빠가 선물해 준 거거든요. 현장에서 제가 편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좀 더 친한 관계로 나왔으면 더 잘 맞을 수 있었을 텐데.(웃음) 

그러게요. 이렇게 잘생긴 아빠 잘 없잖아요. 
소이 맞아요. 히히히. 

제목부터 ‘히어로’라고 해서 궁금했어요. 소이 배우는 초능력, 히어로 나오는 이야기 좋아해요?
소이
네! 평소에도 초능력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초자연적 현상이나 비밀에 쌓인 귀신 이야기 같은 걸 되게 좋아해요. 

그래요? 소이 배우는 초능력 중 어떤 걸 제일 갖고 싶나요. 
소이 시간 다루는 능력이요. 시간을 다룰 수 있으면 늦게 일어났을 때 시간을 멈 춰두고 준비를 한 다음 걸어갈 수 있으니까요.
기용 좀다르긴하지만,복귀주는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슬립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능력은 어때요? 장기용이라면 갖고 싶은지. 
기용 마냥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기보다 행복하지 않았어도 다시 돌아가 다 르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런 능력이 있다면 아마 그런 시간으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딱 한 번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기용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렇다면 다시 물어볼게요. 만약 지금 이 순간이 먼 미래의 장기용이 선택해 딱 한 번 돌아온 시간이라면 어떨까요.
기용
복귀주는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려 하잖아요. 저는 사실 하루하루가 중요하거든요. 그날 그 순간 매시 매분 매초요. 그런 생각을 해요. 그냥 하루하루 잘 살아내면서 좋은 생각을 하다 보면 좋은 미래에 닿지 않을까. 제 성격이 그래요. 에디터님은 어때요?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는 오늘 촬영 콘셉트 때문만은 아니지만, 아빠에게 자전거 배우고 같이 배드민 턴 치던 때로요.
기용
오! 이유가 뭐예요? 늘 질문을 받기만 하고 묻지는 못했거든요. 

아빠와 저도 귀주와 이나같이 서로 서툴고 어색한 사이였어요. 세상 모든 아빠가 사실 아빠를 처음 해보는 거잖아요. 그걸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다 드네요.
기용
지금 되게 좋은 시간이네요. 그래서 저도 새삼 이 작품 촬영하면서는 소이와 함께했을 때 늘 묘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소이 눈을 보고 말하는데, 그때 느낀 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제가 끌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있었어요. 소이에게 그런 힘이 있더라고요. 

소이 합!

 

 

30대에도 연기를 하고 있는 장기용은 어때요. 
기용 최근에 든 생각인데 인간 장기용도, 배우 장기용도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류할 때 더 건강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자주 걷고, 전시회도 보러 다니는 편인데 종종 저를 알아봐 주시면 짧게라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사를 나누니 좋더라고요. 제가 배우라서, 얼굴이 알려졌다고 해서 가리기보다는 자연스레 어디든 스며들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마음이 건강해야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말한 것처럼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 같아서요. 30대 때도 치열하게 연기하겠지만 틈틈이 여행도 가고, 날씨 좋은 날 정말 자유롭게 느적 느적 돌아다니기도 해보고. 그런 중요한 걸 놓치고 싶지 않아요. 

당장 어디론가 산책 가고 싶어지네요. 마침 오늘 날씨도 맑고요. 
기용 산책할 때 음악 들어요? 저도 음악 들으면서 산책하고 뛰는 걸 좋아했는데 한번은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고 나가봤거든요. 주변에 새소리, 나무 흔들리는 소리, 바람 소리, 차 지나다니는 소리 그런 걸 온전히 느껴보니 참 좋더라고요.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느끼는 일이요.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Text 소히(Sohee, 권소희)
Fashion Lee Minkyu(Jang Kiyong), 솝(Soap, 오유빈)(Park Soi)
Photography Kim Yeongjun
Art 던(Dawn, 위다함)
Hair Eom Jungmi(Jang Kiyong), Dabin(Park Soi)
Makeup Kim Yeji(Jang Kiyong, Park S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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