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번째 미우미우 우먼스 테일 시리즈는 치열한 한판 승부로 그 이야기를 이어간다.

WOMAN OF WOMAN

Text Kwon Sohee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치열하게 훈련하는 여성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무술을 통해 신체와 정신을 ‘단련’합니다. 체육관이 나오고요.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태초부터 여신은 아름답고 강인한 대자연을 은유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사회는 여성을 아름다움, 부드러움 등 특정한 속성으로 제한을 두며 여성에게서 강인함을 빼앗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서로 모두 다르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아름답고 강인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미우미우 옷을 입고 어려움 없이 움직이고, 싸우고, 부딪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쁘면서 활동성이 무척 뛰어나더라고요.
1인 3역을 맡은 조 쿠카타스Jo Kukathas의 캐릭터를 주목하면 재밌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공감하기도 하는 캐릭터예요. 그는 자신만의 즐거움이 있는 청소부였다가, 나누기를 좋아하는 꽃 장수이기도 하고, 권력을 쥐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파이트 클럽의 보스이기도 하죠. 저는 그를 통해 ‘여성’은 무엇이든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 브랜드의 옷을 영화 속 캐릭터에게 입히고 그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일, 재밌는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맞아요. 어떤 캐릭터만의 룩은 그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옷 또한 캐릭터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업 중 배우 조 쿠카타스도 “나는 밖에서부터 안으로 몰입해요”라고 말하더군요. 저도, 참여한 배우들도 모두 느꼈을 겁니다.

약 20년 전 데뷔작 <사랑은 이긴다>부터 근작 <바바리안 인베이전Barbarian Invasion>까지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성 그리고 아시아 영화라는 관점에서 당신의 영화는 세계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정체성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말레이시아 여성이기에 아시아 여성의 관점을 바탕으로 하겠지만요. 그러나 그건 제 의도와 선택은 아니에요. 저는 단지 삶에 대한 질문이나 개인적인 열망, 그 당시 제가 골몰하고 있는 것에 관한 영화를 만듭니다.

‘영화’와 ‘탄 추이 무이’라는 개인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바바리안 인베이전>에서 저는 ‘나는 누구인가?’ 대신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서 ‘나’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고요.

상상력,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로도 들리네요.
맞아요. 제게 영화란 삶을 살아가며 떠오르는 질문을 탐구하는 수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제 삶을 그대로 담고 있진 않습니다. 주로 그 반대인 경우가 많죠. 제 삶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우스운 일 같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거든요.(웃음) 저는 무엇보다 영화를 통해 ‘만약’에 대해 탐구하며, 제가 실제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보는 데 집중하는 편이에요.

당신의 필름으로 미우미우 우먼스 테일엔 여성에 관한 아주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이야기가 하나 더 쌓이게 됐습니다. ‘모든 여성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고 매번 느끼게 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오늘날 ‘여성성’이라는 말을 어떻게 규정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 스스로가 여성성에 대해 정의 내릴수록, 아마 더 많은 제한이 생길 거예요. 단지 여성은 무엇이든,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모두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Text Kwon Sohee
Art Song Y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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