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얼굴 박보영이 어디로 갔는지.

안 웃는,

Text Kwon Sohee


화이트 캐미솔톱과 하이 웨이스트 미니스커트, 벨트는 잉크(EENK), 블랙 워커는 에이티티(ATT), 블랙 메탈 중절모는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화이트 셔츠와 스커트는 프라다(Prada).

 
차콜 컬러 티셔츠는 보카바카(Vocavaca).


핑크 반소매 니트 톱은 가니(Ganni), 흑청 데님은 데이즈데이즈(Daze Dayz), 블랙 워커는 에이티티(ATT).

5년 만의 화보라면서요.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오랜만에 찍었더라고요. (사진을 보며) 오늘 진짜 낯서네요. 낯선데, 되게 좋네요.

콘셉트가 ‘안 웃는 박보영’이었어요. 저도 낯설더라고요.
웃지 않는 콘셉트라고 해서 무드에 맞췄습니다.(웃음) 원래 정말 잘 웃는 편이라 걱정했는데. 예전에 화보 작업을 했을 때는, 저도 어릴 때니까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링을 해도 아직 어린 모습이 많이 보여 저 스스로 ‘아직인가?’ 생각했는데, 오늘은 만족스러워요.

영화도 5년 만의 복귀죠?
<콘크리트 유토피아> 개봉을 정말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장르와 캐릭터에 늘 관심이 가는데, 이런 재난물은 정말 처음이거든요. 감독님께 제가 직접 러브콜을 했어요.

재난에 처해 보니 어떤가요.
‘명화’ 캐릭터를 맡으면서 ‘나는 명화처럼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환경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어요. 너무나 이성적이고,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명화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를 두고서도 과연 나는 어떤 인물에 가까울까 생각했는데, 사실 이 영화에는 딱히 악역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나쁜 사람, 나쁜 선택이 아니라 그냥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있을 뿐이죠.

극적인 상황에 닥쳐야 알게 되는 것이 있죠.
맞아요. 영화 속의 선택과 결과를 모두 시원하게 말하면 좋겠지만(웃음) 함부로 말하고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어쨌든 사람이니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어쩔 도리 없는 재난 같은 것이 발생하잖아요.
재난이라고 하면 너무 큰일같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냥 하루하루 저를 무너지게 하는 것은 많이 존재하죠. 제가 계산하지 못한 부분에서 연기적으로 부딪힐 때, 그때가 저는 진짜 재난 같다는 생각을 해요.

...

 

오늘도 일기 쓸 거예요?
써야죠. 오늘은 쓰려고요.

그런데 어떻게 시작해요? 이를테면 ‘오늘은 비가 심하게 많이 오더라’ 하고 쓰나요?
예전에는 맨날 ‘오늘은’으로 시작했거든요. 오늘은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시작하다가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로 시작할 때도 있고요. 어느 순간부터 ‘오늘은’으로 시작하지 않기로 다짐했어요.

초등학생 때 선생님들이 일기에 ‘오늘은’ , ‘나는’ 이런 말 쓰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웃음)
‘나는’도 절대 안 써요. 일기 쓰면서 ‘나는’이 들어갈 순 있겠지만, ‘오늘은’, ‘나는’으로 일기를 시작하지 않아요. 그러려고 노력해요.

그게 빠지면 문장이 더 좋아지던가요?
시작하는 문장이 훨씬 풍부해져요.

오늘의 일기, 첫 문장만 살짝 말해줄 수 있나요.
“낯설지만 반가운 얼굴을 봤다.”(웃음) 너무 반가웠어요.

Text Kwon Sohee 
Fashion Kim Hyunkyung
Photography Kim Yeongjun 
Art Lee Seyeon 
Hair Baek Heunggwon
Makeup Cho Eunjeong

더 많은 화보와 기사는 <데이즈드> 8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more of our editorials and articles in DAZED KOREA August prin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