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민주주의와 독립을 외치는 텔파 클레먼스의 우리 모두를 위한 패션.

TELFAR

Text Oh Yura

2003년도에 론칭한 텔파는 2005년 유니섹스 라인을 강조한 남녀가 함께 입는 옷을 전개했다. 당시만 해도 젠더 플루이드는 보편적 사회 통념과 거리가 멀었는데도 텔파는 일찌감치 성을 구분하지 않는 패션을 추구함으로써 어떤 메시지나 이념을 전달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어느 누구도 날 위한 옷을 만들지 않았다. 내가 입을 옷이 없어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당시 패션계가 나 같은 취향의 사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디자이너다. 그렇지 않다면 무의미하다. 옷에 성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 구분은 부수적인 것이고, 디자인을 억압하는 사상일 뿐이다. 옷을 만들 때 가장 중점에 두는 건 자신감과 유머, 섹스 어필이다.

앞서 언급했듯, 2005년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2017년이 되어 CFDA/Vogue Fashion Fund Award 후보에 올랐다. 패션계가 당신을 너무 늦게 찾은 건 아닌지 서운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
그렇다. 그들은 그동안 날 찾지 않았다. 합의적 방식으로 나를 무시했다 느꼈을 정도니까. 패션 디자이너가 어떻게 생기고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정관념 따위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맞다. 결과적으로 나는 끊임없이 내 길을 계속해왔고, 누군가의 평가나 시선 따위는 개의치 않게 됐다. 결국 우리를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규 컬렉션 쇼를 위해 텔파의 활동 기반인 뉴욕 대신 파리, 피렌체로 향한 이유가 무엇인가?
파리는 늘 쇼를 하고 싶던 도시다. 평소 쇼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음악 공연처럼 보였으면 하는 거다. 비록 파리에서 한 쇼는 매우 다른 맥락으로 소개됐지만 시도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패션은 무척 중요한 비즈니스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문화적 형태로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뉴욕에서는 패션을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일부로 여길 정도니까.

Text Oh Y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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