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없을 푸릇한 첫, 마크.

MEANT TO BE…


RL 플라이트 재킷과 클래식 핏 플래드 셔츠, 페이즐리 프린트 스카프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과 체인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티크 인슐레이티드 코치 재킷과 스트레치 슬림 핏 니트라이크 카고 팬츠, 케이블 니트 울 캐시미어 비니, 블랙 풀-그레인 레더 드레스 벨트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과 첼시 부츠, 체인 네크리스, 삭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카프레더 레이서 재킷과 설리번 슬림 페이디드 스트레치 진, 벨트처럼 두른 페이즐리 프린트 스카프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과 체인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RL 51 필드 재킷과 휘트맨 릴랙스드 핏 글렌 플래드 팬츠는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체인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카프레더 레이서 재킷과 클래식 핏 레이싱 메시 폴로셔츠, 헤리티지 스트레이트 핏 디스트레스트 진, 리버서블 벨트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체인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올려다보면 하늘이, 코앞에는 넝쿨 나무 한 그루와 오래된 주택이 있었다. 마크를 이곳에 두고 싶었다.

“인터뷰하는 거 좋아해요?”
“나름 제 테라피 세션이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어쨌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나에 대해 계속 물어봐주시고요.”

“내 이야기 하는 건 어때요?”
“‘내 이야기 하고 다니는 거 좋아해’ 이런 건 아닌데, 이렇게 딱 적합한 상황에서 이야기할 때는 힐링이 되죠.” 차마 길 밖으로 나간 적 없지만, 마크는 문득문득 코앞의 풍경을 눈에 담는 듯 보였다. 보면 볼수록 새삼스러운 게 주변 풍경이기도 한데.

...

“앨범이 완성되고, 회사 관계자분께서 ‘몇 곡이야?’ 물었을 때 ‘열세 곡이에요’라고 대답하니까 ‘마크답다. 되게 마크 같다’ 말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좀 좋았어요.”
“완전 100%는 아니에요. 그냥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면이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여서 가능했던 게 이 앨범인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완성형이었으면 ‘1999’ 같은 노래는 안 했을 것 같거든요.”(웃음) “그런데도 전 100% 감사해요. 더 바랄 게 없어요. 저는 제가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입 밖으로 자주 낼 수 있는 사람인 줄 몰랐어요. 앨범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1위도 시켜주시고. 활동 때 정말 행복하다고 이야기 많이 했어요.”

“감사하다는 말, 습관이 다 되도록 많이 했던 말이에요?”
“자주 하긴 하죠.(웃음) 잘 느끼기도 해요. 감사하며 살자. 제 좌우명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랬거든요. 아빠한테 들었는데, 감사함을 모르면 행복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함을 알면 언제든지 또 행복할 수도 있고요. 그런 이야기에 어릴 때부터 꽂혔던 것 같아요.” 그러니 인터뷰 중 두 손이 자꾸 모인다.

...

“제게 젊음은 오히려 혼란인 것 같아요.” 풉. 또 웃다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는 마크다. “되게 본인을 찾아가는, 되게 화려할 수 있고, 재미있을 수도 있고, 또 되게는 외로울 수도 있고, 패닉이 올 수도 있고, 또 되게 무서울 수도 있고, 또 그냥 막 도파민 터질 수도 있는 게 젊음이잖아요. 저는 그게 다 혼란 같아요.” ‘되게’라는 말을 연속으로 내뱉다가 멎는다. “딱 본인 매뉴얼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지금 저는, 그 시기를 약간 지나온 것 같아요.” 마지막 그 말이, 그 모습이 몹시 후련하게 느껴질 즈음, 어떤 시간 너머 스스로에게 더 다정다감할 줄 알게 된 사람처럼 보였던지. 첫 열매, 떫은맛처럼 언제든 회상해도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 그 얼굴을 곱씹는다. 무엇보다 하늘을 자주 담던 눈. <데이즈드>가 긴 시간 지나 그런 마크와 다시 만난 날. 다시 시간은 가고, 소모되고, 닳는다. 영영 푸릇할 젊음만큼은 여기, 페이지에 머물 테지만.

 

Director 뱅(Bang, 방호광)
Text 소히(Sohee, 권소희) 
Fashion Kim Youngjin
Photography Yoon Jiyong
Art 위시(Wish, 김성재)
Hair Han Songhee 
Makeup Ahn Seongeun 
Set Kim Youngmi


Discover more in DAZED KOREA JUNE 2025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