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혁과 오혁이 만나 션 맥기르의 뉴 맥퀸을 입고 서울을 한 바퀴 돈 날.

A One and A Two, Twin OH HYUK

시어링 트리밍 디테일의 블랙 컬러 코튼 레인코트, 실버 메탈과 크리스털 소재의 소버린 스컬 네크리스, 과장된 메탈 T-바 버클이 돋보이는 크랜베리 컬러 그레이니 카프스킨 레더 소재의 슬링 백은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오혁이 입은 T-바 체인 백 디테일의 블랙 & 화이트 컬러 울 모헤어 핀스트라이프 테일러드 재킷과 애시드 옐로 컬러 실크 나일론 타폴린 소재 셔츠, 블랙 & 화이트 컬러 울 모헤어 핀스트라이프 테일러드 팬츠, 날렵한 앞코가 특징인 블랙 컬러 레더 소재의 버디 브로그, 실버 메탈과 크리스털 소재의 소버린 스컬 네크리스와 두 개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듯한 착시 효과를 주는 블랙 & 스모크 컬러 투톤 선글라스는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후미코가 입은 드레스는 후미코의 것.

레드, 보르도, 블랙, 베이지, 브라운 컬러의 모헤어 레오퍼드 자카드 니트를 패치워크한 후디와 블랙 컬러 스트레치 레더 팬츠, 슬림한 레그 라인 실루엣과 대조되는 청키한 오버사이즈 솔이 특징인 블랙 컬러 레더 소재의 파라슈트 부츠는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애시드 옐로 컬러 실크 나일론 타폴린 소재 셔츠, 블랙 & 화이트 컬러 울 모헤어 핀스트라이프 테일러드 팬츠, 날렵한 앞코가
특징인 블랙 컬러 레더 소재의 버디 브로그, 실버 메탈과 크리스털 소재의 소버린 스컬 네크리스는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래핑 디테일의 러스트 벨벳 소재 코트와 레드 컬러 실크 골지 니트 카디건, 레드 컬러 실크 나일론 타폴린 팬츠, 과장된 메탈 T-바 버클이 돋보이는 블랙 컬러 그레이니 카프스킨 레더 소재의 슬링 백은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T-바 체인 백 디테일의 테일러드 코트와 블랙 컬러 비스코스 팬츠, 크로스 바와 트윈 스컬 디테일이 특징인 실버 메탈 소재 크로스 바 초커는 모두 맥퀸 by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오랜만에 화보를 촬영했어요. 얼마 전에는 <아이유의 팔레트> 유튜브 촬영까지 했죠. 다시 활동하는 기분은 어때요.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돼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포토그래퍼 후미코 이마노Fumiko Imano는 원래 알던 사이인가요. 이번 촬영을 위해 오혁이 가장 원한 포토그래퍼잖아요.
후미코를 안 지는 좀 오래됐어요. 7년 전쯤 도쿄에서 만났으니까요. 함께 작업한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원래 두비두 프로젝트DoBeDo Project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전시를 했던 후미코의 작업도 좋아했고요. 꼭 한 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왔는데, 맥퀸 덕분에 그 염원이 이루어져 기뻐요. 

4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어요. 이전에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귀하다”라는 말을 했는데요, 4년 동안 그 시간을 잘 보낸 것 같나요.
그 시간을 모두 즐긴 건 아니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전에는 해보지 못한 것들, 다른 맥락에 있는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어요. 자연스레 다른 작업들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볼 수도 있었죠. 이전까지는 꽤 오랜 시간 ‘발매-투어–발매–투어’의 연속이었어요. 중간중간 화보 촬영 같은 이벤트가 있기는 했지만, 큰 맥락에서는 정해진 루틴 안에서만 작업을 했으니까요. 예전부터 연극과 영화를 좋아했어요. 그 분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거기에 힘과 시간을 쏟을 여유는 없었죠.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미루던 일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시간이 좀 생겨서 저를 도와줬던 사람들을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극을 위한 곡을 쓰기도 했고,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죠.

이번 앨범을 듣고 ‘아시아’라는 키워드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앨범 디자인 작업을 맡은 김영나 디자이너의 글을 보니 ‘아시아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요.
‘아시아성’이라고 부를 만한 명징한 개념에 관해 얘기를 나눈 건 아니에요. 선셋 롤러코스터도 그렇고, 저희도 마찬가지로 해외 투어를 많이 다니다 보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아쉬운 부분이 크죠. 예를 들어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페스티벌을 가면 전체 라인업 중 아시아 팀이 하나 내지 둘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런 것 외에 페스티벌과 투어를 오갈 때 선셋 롤러코스터를 많이 마주쳤어요. 보스턴에서 우연히 서로 근처에서 공연을 하게 돼 함께 밥을 먹기도 했고, 그 뒤 일본에서 또 만났고요. 부조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아시아인이 경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죠. 그런 이야기 속에서 아시아인들이 주축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떠올랐어요.

이제 곧 데뷔 10년이에요. 혁오와 오혁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저는 이때까지는 혁오에 더 많은 에너지와 공을 들였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한 게 혁오니까요. 혁오라는 팀에 집중해 작업하다 보니, 오히려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을 때가 제법 있어요. 그런 것은 팀보다는 오혁 개인 작업으로 해결했죠. 이번에 쉬는 동안 새롭게 관심이 생기는 것도 있었고, 공부한 장르나 분야도 있어요. 그런 것은 앞으로 오혁 개인 프로젝트에 녹일 수도 있겠죠.

혁오는 의도적으로 일관성 있는 작업을 해왔고, 오혁은 긍정적 의미로 일관성 없는 작업을 하는 거네요. 예전에 전자음악 혹은 테크노로 가득 찬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도 했죠.
그것도 언젠가는 꼭 하고 싶어요. 저는 음악을 가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요. 보컬 톱 라인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으로도 나눌 수 있겠네요. 제 생각에는 이 두 음악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요. 가사가 있거나 톱 라인이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음악에는 어쨌든 감정이 담기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염두에 둬야 하죠. 전자음악에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직감 같은 것이 우선순위에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이해하는 것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반응하는 것처럼요. 두 음악은 반응을 끌어내는 방법이 다르죠. 그 부분이 재미있어요. 평소에 감정을 담아야 하는 음악을 만들다가 지루해지면 전자음악을 만들곤 해요. 전혀 다른 분야여서 다시 흥미가 생기거든요.

영화음악은 그 둘과 또 다른 분야였을 것 같아요.
영화 <너와 나>는 저희 팀에서 영상을 맡고 있는 DQM이 추천해 음악감독을 맡게 됐어요. 조현철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나는데, 그분도 말수가 엄청 없어서 둘이 딱히 별 얘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때 제게 한 요청이 ‘한국적인 사이키델릭 같은 것을 넣고 싶다’였는데, 그게 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 만남 뒤에는 영화 편집본을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떠오르는 것을 작업했죠.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앨범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아주 많죠.
<너와 나>에 나온 ‘사랑한다는 말은’은 사실 제가 고등학생 때 만든 트랙이에요. 그 노래를 만들었을 때 피처링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피처링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게 완성되면 그 음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맥퀸도 션 맥기르와 함께 새롭게 출발했어요.
옷이 하나하나 너무 좋았어요.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중간에 입은 니트도 너무 좋긴 한데 제가 입은 옷 중에 가장 무겁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그 옷을 어떻게 입을지 궁금해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션 맥기르가 어떤 옷을 만들지도 기대되고, 앞으로 함께 재밌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제 투어를 앞두고 있어요. 이전보다 투어가 익숙해졌겠지만, 이번엔 밴드 규모가 더 커졌어요.
마음가짐은 이전과 비슷해요. ‘최대한 준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자.’ 말한 것처럼 저희는 지금까지 소규모 투어를 해왔기 때문에 스태프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엔 밴드 규모뿐 아니라 스태프도 엄청 많아졌거든요. 특히 공연에 드럼이 두 대 나오는데, 이런 것은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었어요. 보통 밴드 두 팀이 같이 공연을 하면 많아야 세 트랙에서 다섯 트랙의 합을 맞추는데요, 드럼을 두 대 이용하는 연주는 많지 않죠. 반면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드럼까지 모두 합을 맞추기 때문에 기존 방식과는 많이 달라요. 그 부분이 걱정되고요.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역시 공연을 정말 오랜만에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투어가 엄청 기대돼요.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어요.

Creative Director & Fashion Kim Yeyoung
Text 바론(Baron, 윤승현)
Photography Fumiko Imano
Art 던(Dawn, 위다함)
Makeup Kang Yoonjin
Assistant 네오(Neo, 한민욱)

더 많은 콘텐츠는 <데이즈드> MUSIC & MUSICIAN 2024 에디션에서 확인하세요. Discover more in KOREA MUSIC & MUSICIANS 2024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