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반갑다. 서울 방문이 처음은 아닐 것 같은데.
물론이다. 서울뿐 아니라 여러 아시아 도시를 돌아다닌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 보통 여름과 겨울 파리 패션위크 참석 후 15~20일가량 아시아 여행 일정을 짜는 데 홍콩을 시작으로 도쿄, 서울, 상하이, 베이징 등 여러 도시를 방문한다. 서울 은 아무리 바빠도 최소 3~4일 정도 머문다.
패션 신scene에서 당신이 겪어온 여정에 대해 알고 싶다. 패션업을 하시는 아버 지 옆에서 여름에 잠깐씩 일을 돕던 것이 패션업계에 발을 들인 계기라고.
오늘 아침에도 누군가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돌이켜보니 증조할아버지가 1849 년부터 직물 거래와 테일러링을 시작했으니 우리 가족이 패션업계에서 일한 지 벌써 150년이 넘었더라. 아버지는 패션계가 전성기를 이룬 1970년대부터 대형 브랜드의 영업 대리점에서 일하셨다. 그 당시만 해도 발렌티노, 디올, 이브 생로 랑, 펜디 등 지금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형 하우스가 아직 이름을 얻기 전이었 다. 부모님께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여름마다 여러 브랜드에서 박스를 옮기는 기본적인 것부터 리테일, 마케팅 등의 일을 했다.
오랜 기간 잠재력을 보고 투자한 브랜드 중 몇몇 곳을 소개해 달라.
최근에 서울을 방문한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Charles Jeffrey Loverboy는 우리 에게 함께 일하자고 먼저 제안해 왔다. 우리도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를 이전부터 눈여겨보았고, 비비안 웨스트우드나 존 갈리아노 같은 규모 있는 비즈니스가 될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으로 어콜드월A-Cold-Wall의 새 뮤얼 로스Samuel Ross는 10만 달러 가치의 아트 피스부터 120달러짜리 티셔츠 등을 만들 수 있는 예술적 스펙트럼이 넓은 아티스트이자 사업가이기에 동행 을 결정했다. 코페르니Coperni의 경우는 조금 더 특별하다. 두 디자이너 세바 스티앵 메예르Sébastien Meyer, 아르노 바양Arnauld Vaillant과는 2014년 안담 패션 어워즈ANDAM Fashion Awards에 멘토로 참여했을 때 처음 만났으며, 그들이 잠시 쿠레쥬Courrèges로 자리를 옮겨 커리어를 쌓을 때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그들이 코페르니를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비전을 주고받았다. 디자이너와의 정서적 유대 감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서류 속 데이터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유기적 소통이 필요하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눈 여겨본 브랜드가 있나.
사실 어제 도착해 아직 새로운 브랜드를 볼 시간이 없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창의성과 소비자를 연결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 동시에 패션 사업의 이해도를 지닌 브랜드를 추구한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브랜드와 재능을 발견하는 데 열려 있으며, 새로운 장소에서 패션 신을 탐험 할 것을 늘 고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모로의 내일은.
패션업계가 LVMH나 케링Kering 그룹 같은 대기업과 패스트패션 리테일러로만 지배되지 않았으면 한다. 적어도 전 세계 패션산업 중 5~10%는 멋지고 혁신 적인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시장을 이끌도록 돕고 싶다. 이것이 미래 패션산업을 더욱 다양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 길을 위해 우리는 글로벌 유통, 공급망, 상품화, 마케팅, DTC, 창고 및 글로벌 팀을 운영한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시애틀, 밀라노, 런던, 파리, 홍콩, 상하이, 한국과 일본까지 300명이 넘는 팀원과 함께하고 있는 투모로의 내일은 더욱 커질 것이다.
Text Lee Namhoon
Photography Park Sangjun
Art Koo Hyemi
더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데이즈드> 6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for more of our articles and editorials in DAZED KOREA June prin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