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종국엔 유머가 세상을 구할 거라는 확신이 강해지는 나날. 로에베의 2023년 S/S 프리컬렉션과 인물의 매력을 유머러스하고 활력 넘치는 이미지로 포착하는 사진가 유르겐 텔러가 만났다. 이번 시즌 캠페인에서는 영화 제작 세계를 중점적으로 탐구했다.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협업한 영화 <챌린저>의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와 패션 디자이너 샌디 파월, 배우 우레이, 테일러 러셀, 클로이 세비니, 나오미 애키, 탕웨이를 비롯해 가수 예리, 아티스트 로니 혼, 모델 잔 카디외, 퍼포머 나쓰키 마리가 함께했다.
이들은 스포티한 요소, 거대하고 조각적인 볼륨감, 투박한 초현실주의적 느낌의 이번 컬렉션 제품을 착용하고 퍼즐, 고야 퍼퍼 같은 로에베의 아이코닉한 백을 든 채 스튜디오와 숲속 등 실내외의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살아 있는 조각처럼 멈춰 선 채 무심한 시선으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모노크롬 컬렉션은 중국 도자기의 색상에서 영감을 받아 퍼즐, 해먹, 플라멩코, 루나, 고야 등 로에베의 시그니처 백을페일 오버진 글레이즈, 티 더스트 글레이즈, 피 그린 글레이즈, 페일 셀라돈 글레이즈 컬러로 표현하며, 단색 컬러가 지닌 파워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때론 엄격하다 싶은 정도로 냉정하고 거침없는 시선과 취향으로 중무장한 유르겐 텔러의 비틀린 유머 감각이 로에베 특유의 정체성을 한껏 강조한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지, 은밀한 비밀을 만들거나 가짜를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유르겐 텔러와 로에베의 웃기고 기묘하며 사랑스러운 만남. 본질이 여기에 있다.
Editor Choi Jiwoong
Photography Juergen Teller
Art Kang Jiung
©Courtsey of LO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