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바다처럼.

CAR

MASERATI GHIBLI MODENA S Q4

불꽃이 먼저인지 불사조가 먼저인지는 몰라도 도로가 존재했기에 인간은 편리하고 빠른 교통수단을 발명할 수 있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던 시대를 시작으로 끝없이 나아가 더 멀리 닿길 원했던 이탤리언의 환상은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꿈이 되었고, 꿈은 즐거움과 열정으로 발화했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Modena에서 시작된 슈퍼카 메이커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마세라티는 바람보다 빠른 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바람에 얽힌 작명을 즐겨 했다. 기블리Ghibli 또한 ‘북아프리카 사막의 열풍’이라는 뜻으로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GT 하이브리드, 모데나, 모데나 S Q4, 트로페오 총 네 가지 트림의 라인업을 갖춘 기블리는 일상에서의 부드러운 운전부터 출력을 앞세운 속도의 쾌감까지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모델이다. 이탈리아는 길 자체가 문화재로, 수천 년 전 로마제국이 깔았던 도로의 일부를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번뜩이는 재치와 화려함으로 가득한 이탈리아산 슈퍼카인들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서스펜션 세팅은 물 빠진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신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블리의 I.C.E 모드는 딱딱하게 긴장된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우아하게 도로 위를 가로질렀다. 동시에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자 페달과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며 차체를 꽉 움켜쥐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등 뒤로 느껴지는 진동은 마치 ‘이제 몸 풀었으니 작정하고 달려보자’ 말하는 듯했다. 6기통 엔진의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힘을 앞세워 강렬하게 도로 위를 달려나갔다.

기블리 모데나 S Q4는 Q4 인텔리전트 올-휠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했다. Q4 시스템은 마세라티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휠 속도, 조향 각도 등 운전 스타일에 따른 드라이버의 성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평상시 주행 역동성과 연료 효율을 위해 구동 토크를 모두 후륜에 전달하지만,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단 15분의 1초 만에 전륜과 후륜의 구동 토크를 0:100에서 50:50 비율로 전환해 빠른 코너링이나 급가속 등 갑작스러운 주행 장애가 생겨도 안전한 환경을 유지해 준다. ZF 8단 자동변속기는 엔진의 퍼포먼스를 날카롭게 가져가면서도 감미로움을 더했으며, 수동변속 모드는 스티어링 휠 뒤편의 큼지막한 패들 시프트를 조작해 보다 정밀하게 드라이빙 본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마세라티는 분명 달리는 것에 대한 가치를 되짚게 하는 ‘탈것’이다. 4기통 엔진이 범람하는 시대에 6기통 엔진을 적용, 자율주행 기능이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에 오토 홀드 기능마저 넣지 않는 그들의 고집은 네 바퀴 달린 자동차가 지닌 매력을 존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최첨단 기능 개발로 더 이상 드라이버가 아닌 승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한 자동차 시장에 마세라티는 그저 두 손과 두 발로 함께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 뿐이다. 비에 젖지 않는 바다처럼, 식지 않는 열풍처럼. 

Editor Kim Joon
Text Kang Seungyeop
Photography Park Sangjun
Art Kang Jiung

더 많은 화보와 기사는 <데이즈드> 10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more of our editorials and articles in DAZED KOREA October print issue.

C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