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짚처럼 수수하고 섬광처럼 날카로운, 아재의 무던함과 천재의 모던함. 그것은 이 세상 누가 느끼나, 송강호의 것이었다.

송강호의 것


블랙 앤 화이트 헤더 울 체크 패턴 코트와 다크 블루 데님 팬츠, 카프스킨 뮬,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블랙 배러시아 웨이스티드 재킷과 테일러드 플레어 팬츠, 러버 레인 부츠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울 소재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화이트 하이넥 스웨터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블랙 피코트와 실크 소재 오버올, 이너로 입은 패턴 하이넥 톱, 블랙 스퀘어 슈즈는 모두 프라다(Prada).


올오버 도그 투스 패턴 코트와 팬츠 셋업, 화이트 코튼 셔츠, 메탈 토 캡 장식의 부츠는 모두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화이트 코튼 셔츠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CD 로고 브레이슬릿은 디올 맨(Dior Men), 펄 장식의 브레이슬릿은 펜디(Fendi).


그레이 컬러의 체크 패턴 재킷과 이너로 입은 하이넥 스웨터, 블랙 와이드 트라우저, 주얼리 장식의 더비 슈즈, CD 이니셜 디테일 브로치는 모두 디올 맨(Dior Men).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감각 안에 영화 <브로커>를 처음 일깨운 건 선과 악이 뒤엉킨 송강호라는 배우의 이미지였다. <브로커> 속 ‘상현’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울러 영화제와 별도로 <브로커>는 인간의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작품에 시상하는 에큐메니컬ecumenical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세상과 무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배우 송강호 안엔 감독의 시선과 평행을 이루는, 차가운 현실과 따뜻한 휴머니티가 동시에 숨 쉬고 있었다.

오늘 같은 대한민국의 위상은 언감생심이었던 지난 세기말. 명창 고故 박동진 선생이 한 TV CF에 나와 아름답고 걸쭉한 판소리로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말엔 우리라는 집단의 얼과 문화가 그네들의 그것보다 아래에 있지 않다는 다소 방어적인 뉘앙스가 없지 않다. 우리 것도 좋다는 걸 천명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시대에 산다. 그렇게 오늘 나의 것은, 그러니까 송강호의 것은 온 세상의 알천 같다.

마주 보지 않고 구태여 그의 옆에 가 앉았다. 송강호는 몸을 돌려 고쳐 앉는 대신 그대로 앞을 응시하며 입을 뗐다. 이따금씩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고백처럼 이어지는 나의 질문에 대배우는 독백으로 답했다. 영화 같은 각도에서 보이는 얼굴, 생생한 숨소리와 함께 감지되는 표현의 기운은 모로 느껴도, 송강호의 것.

Editor Oh Yura
Text Lee Hyunjun
Fashion Jeon Jinoh
Photography Kim Yeongjun
Art Song Yuli
Hair Kim Seungwon
Makeup Lee Bom
Florist Hai Ihwa
Assistant Kim Ye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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