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ZUE AKIMOTO
Text Yu Ra Oh
Photography Yeong Jun Kim
기모노 셔츠와 이어링은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흰색 파이핑 포인트의 슈트 재킷과 이너, 팬츠는 모두 구찌(Gucci).
입술 프린트 드레스와 이너로 입은 슬립 드레스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노란색 실크 블라우스는 펜디(Fendi).
소매를 퍼로 장식한 데님 재킷과 실크 블라우스, 벨벳 플레어스커트, 스타킹 부츠는 모두 펜디(Fendi).
긴 소매의 기모노 셔츠와 테일러드 팬츠, 플란넬 슈즈, 울 머플러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서른이 된 걸 축하해요! 때맞춰 사진집 <코즈에 2017-2018>을 냈어요. 도쿄에 이어 어제는 서울에서 기념 파티를 열었는데, 여전히 기분이 들떠 있나요?
많은 친구가 서른 번째 생일을 축하해줬어요. 아침이 될 때까지 말이죠. 덕분에 30대의 출발선을 멋지게 끊었어요. 뜻깊은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그 책엔 당신의 어떤 모습이 담겨 있나요?
전형적인 코즈에 아키모토 대신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장 순수한 얼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이를 먹으면 점차 매사에 자연스러워진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적 있나요?
뭔가 재미있고 행복한 기분이 계속되는데, 막상 일할 땐 변함없어요. 한결같죠. 그런 게 자연스러운 거겠죠?
맞아요. 서른이 됐다는 건 특별한 것 같아도 막상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짐한 목표가 있나요?
아직 없어요.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다고 믿어요. 순리가 있는 법이죠.
2009년 당시에는 모델이 아니라 배우로 데뷔했어요. 배우와 모델, 블로거 같은 타이틀을 제외하고 현재 가장 즐기고 있는 일은 뭔가요?
저는 아직도 모델 일이 즐겁고 가장 재미있어요. 그렇지 않을 땐 이번 사진집처럼 책 만드는 일도 즐겨 하고요. 방송이나 라디오는 더 이상 하지 않는데, 지난 3년간 라디오를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깊은 영향을 받았고, 영감도 얻었죠. 당시 기억들이 문뜩 떠오를 때가 있어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예를 들면 뭐가 있을까요?
아버지가 스모 선수여서 일본 전통문화를 자주 접하며 자랐어요. 당시 경험은 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해요. 그 문화는 아주 독특하고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개성이 뚜렷하니까요. 일본은 음식도 맛있고, 길거리도 깨끗해요. 아!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라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지만.(웃음)
요즘엔 개성 있는 모델이 많죠. 헤어나 메이크업, 옷차림을 통해 스스로 색깔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길고 검은 뱅 헤어와 빨간 립스틱은 코즈에 아키모토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죠. 모델뿐 아니라 모두에게 캐릭터는 필요하다고 믿나요?
‘모델’에 대한 전형적 정의조차 없어져야 해요. 모델은 독창적이어야 하거든요. 각자의 매력은 행동이나 성격에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이에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성격이 어떤지 깨닫고 스스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게 중요하죠.
패션에도 관심이 많죠? 매 시즌 컬렉션을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데에는 어떤 동기 있었나요?
그 시작은, 제대로 된 패션 세계를 내 눈으로 확인해보자는 거였어요! 이제는 패션위크에 참석하는 게 모델 일 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돼요. 쇼장에 가면 반가운 친구도 많아졌고요. 얼마 전에는 일본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패션 잡지를 위해 제가 직접 기모노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패션쇼는 제게 중요한 놀이와도 같아요.
코즈에 아키모토는 옷을 잘 입는다고 사람들은 칭찬하죠. 스타일링할 때 고수하는 원칙이나 노하우가 있다면요?
요즘엔 검정 스키니 팬츠를 주로 입어요. 여기에 적당히 균형감 있는 편한 옷을 즐겨 입죠. 몸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옷을 입는 건 지양해요. 좋아하는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그보다는 친구들이 전개하는 브랜드의 의상들을 더 입으려고 하고요.
일본 사람들은 특히 자국 디자이너를 존중하고 그들의 제품을 즐겨 입어요. 꼼데가르송의 레이 가와쿠보, 언더커버의 준 다카하시와 요지 야마모토까지 독립적인 길을 걷고 있는 디자이너들이죠. 현재 일본 출신 디자이너와 패션계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매 시즌 패션위크에 참석해도 패션 잡지를 자주 보진 않아요. 지금 일본에서 가장 유행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네요. 패션은 그 자체로 무궁무진하고 즐겁거든요. 트렌드를 좇을수록 오리지낼러티는 더욱 불투명해지는 것 같아요.
사진집 <코즈에 2017-2018>을 들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기념 파티를 연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어떤 이벤트를 기획 중인가요?
각 도시마다 다른 계획을 세워보려고 했어요. 도쿄의 북마크(Bookmarc)에서 사인회를 하고, GR8에서 책을 판매하고, 그러곤 서울에 왔죠. 여기에서 다시 사인회를 한 뒤 교토 오카자키 쓰타야 서점에서 사인회와 토크쇼를 함께 할 계획이에요. 대중이 좋아하는 이벤트가 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답은 못 내렸지만 뭔가 특별한 걸 기획 중이에요. 물론 신나는 걸로요. 기대해주세요!
드레스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어깨에 옐로 라이닝을 넣은 톱은 발렌티노(Valentino), 메탈릭 드레스는 랄프 로렌 컬렉션(Ralph Lauren Collection).
격자무늬 체크 원피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보 장식 펌프스는 버버리(Burberry).
붉은색 테일러드 재킷과 이너는 구찌(Gucci).
반짝이는 시퀸 재킷, 시스루 셔츠, 스톤 장식 벨트, 쇼츠, 타이업 앵클부츠는 모두 생 로랑(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