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가 살아 움직여.

STRANGE TABLE


 ‘그러고 보니 벌써 6월이구나.’ ‘2023년도 벌써 반이나 지났네.’ 각자 다른 감각으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겠지만 나는 화장대 를 보며 계절의 변화를 깨닫는다. 무엇이 변했지? 우선 스틱형 자외선 차단제가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는 많이 쓰지 않는 타입이지만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 몸처럼 넓은 면적에 쓱쓱 바르기 위해 꺼내놨다. 얼굴 피부에 신경 쓰는 만큼 몸 피부에도 신경을 쓰자고 다짐한다. 올해는 몸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뿐. 그다음은 향수다. 사랑하는 독한 향과 잠시 이별하고, 상쾌하고 가벼운 향과 재회했다. 올여름은 이 향에 어떤 기억들이 맺힐지 기대된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촉촉한 수분 프라이머는 보통 겨울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하지만 여름에도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이것저것 바르지 않고 톤 보정이 되는 수분 프라이머를 바른 다음 컨실러로 다크서클만 커버해 베이스 메이크업을 완성한다. 피부는 수분이 부족할수록 유분을 과도하게 만드는 만큼 파우더를 덕지덕지 찍어 바르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유분 케어를 할 수 있다. 시간이 좀 남는다면 반짝이는 블러셔나 하이라이터를 더한다. 헤일리 비버가 된것처럼 이국적인 느낌이 나 좋다.

화장대 역시 계절처럼 살아 움직이는 존재 같다. 올여름 당신의 화장대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

 

Text Hyun Junghwan
Art Lee Sang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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